프랑스 NGO “중국 하청공장 아동노동·초과노동 드러나”
페렌코, LTF와 ‘더러운 손, 꽉찬 지갑’ 부문 후보에 올라

등록 : 2014.10.19 16:34  한겨레

‘전자산업 노동권과 환경정의를 위한 국제회의’에 참가하려고 한국을 찾은 세계 10개국 36개 노동·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6월3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 모여 삼성 로고가 찍힌 현수막에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등의 규탄 메시지를 붙였다. 반올림 제공

19일 피노키오상 누리집(prix-pinocchio.org/en/)을 보면, 삼성전자는 중국 하청업체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피노키오상 후보에 올랐다. 피노키오상은, 프랑스 비정부기구 ‘지구의 벗 - 프랑스’(Friends of the Earth - France)를 비롯해 3개 비정부기구가 인권침해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다국적기업에 경고를 주기 위해 만든 상이다. 3개 분야 가운데 삼성전자는 ‘더러운 손, 꽉찬 지갑’(dirty hands, full wallet) 분야에서 자원채굴기업 페렌코(Perenco), 건설업체인 엘티에프(LTF) 등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피노키오상 주관 비정부기구들은 “2012년부터 삼성전자 중국 하청공장에서 아동 노동, 초과노동 등의 의혹이 제기됐지만, 삼성전자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아동노동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다시 아동노동, 초과노동 등의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는 공익을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 하청업체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분야 후보로 오른 페렌코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분쟁광물을 채취한 혐의로, 엘티에프는 알프스를 넘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철로건설 사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후보에 올랐다.

아울러 환경 파괴, 자원 탈취 등의 문제를 일으킨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네 것은 내 것, 내 것도 내 것’(ONE FOR ALL, ALL FOR ME) 부문에는 에너지기업 토탈, 셸, 크레디트 에그리꼴 등이 후보로 올랐다. 친환경정책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반대 정책을 쓰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푸르게 더 푸르게’(greener than green) 부문에는 에너지 기업 이디에프(EDF), 지디에프 수에즈(GDF Suez), 네슬레, 탄소 배출과 관련해 안데스산맥에서 나무를 심는 등을 목표로 하는 ‘퍼 프로젝트’ 등이 선정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피노키오상 제정에 참여중인 국민연대 등으로부터 2013년 중국 하청공장의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현지 법원에 기소된 바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