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라이츠워치, 의류 납품업체 실태조사
(프놈펜 AP=연합뉴스) 갭(Gap)이나 H&M과 같은 다국적 의류업체에 납품하는 캄보디아 의류공장에서 불법 아동 노동, 강제 연장근로 등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2일(현지시간) '더 빨리 일하거나 나가라: 캄보디아 의류산업에서의 노동자 권리 침해'라는 제목의 140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하고 다국적 의류업체들에 문제 해결을 도우라고 촉구했다.
프놈펜과 인근 주(州)의 의류공장 73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270명을 포함, 340여명을 인터뷰해 작성한 이번 보고서를 보면 다국적 의류업체에 물건을 공급하는 공장 48곳에서 불법적인 강제 연장근로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 갱신 거부 등 임신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권리 침해 사례가 보고된 공장도 30곳에 달했다. 11곳의 공장에서는 법이 정한 15세보다 어린 아동들이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법 아동 노동이 이뤄진 공장의 관리자들은 외부 방문객이 왔을 때 어린 노동자들이 숨는 방법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세 때부터 일한 한 노동자는 "책상 아래로 숨어 옷더미를 덮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국제노동기구(ILO)의 '캄보디아 공장 개선' 프로그램이 앞서 언급된 사례뿐만 아니라 연장근로 보상 요구에 대한 보복, 병가사용 거부, 노조 파괴 등 심각한 노동자 권리 침해 문제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고 HRW는 지적했다.
HRW는 성명에서 "캄보디아 정부는 노동법을 집행하고 노동자를 보호하는 영역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끔찍한 모습을 반전시킬 즉각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누구나 이름을 아는 세계적인 의류업체들은 의류공장들에 큰 영향력을 지닌 만큼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계약을 통해 더 확실히 해야 하며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의 의류·섬유산업 수출 규모는 2013년 기준 49억6천만 달러(약 5조5천800억원)로 전체 수출액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57억 달러(약 6조4천억원)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캄보디아에서 의류·섬유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70만명으로 이 중 여성이 90％를 차지한다.
jylee24@yna.co.kr 연합뉴스 2015.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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